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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휠체어농구, 21년 기다린 꿈의 슛을 던졌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1-08-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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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다.
코트 규격, 골대 높이, 공의 크기, 트레블링 반칙까지…. 바로 ‘장애인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휠체어 농구의 풍경이다.
21년 만에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 휠체어농구 남자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를 조직위 누리집 생중계 영상으로 보면 묘기백출이 따로 없다. 공을 튕기며 전진하고, 패스를 위해 급정거하고, 부딪혀 넘어지면서도 공을 던지고. 그런데도 6.75m 밖의 3점 슛이 ‘쏙~’ 꽂힐 때는 보는 이의 가슴이 뻥 뚫린다. 휠체어 장비가 동원됐을 뿐, 농구의 박진감은 그대로 살아 있다.
25일 무사시노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첫 경기 스페인전(53-65패)에서 대표팀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은 휠체어 충돌로 넘어질 때마다 벌떡 일어났다. 승패가 사실상 갈린 막판에도 온 힘을 다해 투혼을 불살랐다. 드리블 능력과 감각, 3점포 등으로 코트 사령관 구실을 하는 그는 경기 뒤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21년을 기다려온 경기다. 설레는 마음으로 임했다. 강한 상대를 맞아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988 서울 대회 때 처음 출전했고, 2000 시드니 대회 이후 2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서울시, 춘천시, 제주도 등 지자체 중심으로 구성된 1부리그 6개팀이 대표팀 수원지 구실을 하고 있다. 비록 저변은 엷지만, 아시아권에서는 톱 수준이다.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때부터 참가해온 센터 김동현(33·제주삼다수)은 대들보다. 통나무처럼 굵은 팔, 육중한 파워, 능숙한 몸싸움, 긴 팔, 슛 능력 등을 활용해 해결사 구실을 한다. 스페인전에서도 40분간 24득점 14리바운드를 일궜다. ‘휠체어농구의 서장훈’이라 불리는 그는 “모두 열심히 움직였다.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잘했다. 8강 너머 4강 목표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휠체어농구는 비장애인 농구와 똑같은 코트와 공을 사용한다. 자유투나 3점 슛을 쏠 때 휠체어 앞 보조바퀴가 선을 넘어가도 된다. 반면 엔드라인이나 사이드라인에서 보조바퀴가 넘어간 채 드리블 할 수 없다. 공을 갖고 3번 이상 휠체어를 멈췄다가 움직이면 트레블링 반칙이 되지만, 두 손으로 공을 잡은 뒤 패스하지 않고, 다시 드리블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
선수들은 장애에 따라 중증(1포인트)에서 경증(4.5포인트)까지 8개 등급으로 나뉘며, 5명 선수의 등급 총합이 14점을 넘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조승현, 김동현, 양동길(30·서울시) 등이 4포인트이며, 곽준성(32·서울시)과 이병재(40·춘천시장애인체육회)는 1포인트, 노련한 가드 오동석(34·서울시)이 2포인트다. 박대윤 대한장애인농구협회 과장은 “대개의 선수들이 사고를 당한 뒤 농구를 시작한다. 등급이 다르고, 단체 경기이다보니까 상대에 따라 팀의 잠재력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선수 조합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코로나19로 최근 2년간 국제무대 경험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6 리우패럴림픽 준우승팀 스페인을 만나 선전했고, 26일 리우패럴림픽 4위 터키와의 대결에서도 70-80으로 졌지만 막판 매서운 추격전을 폈다. 27일엔 ‘숙명의’ 한·일전을 펼친다. A조(한국, 스페인, 터키, 캐나다, 콜롬비아, 일본) 6개팀 가운데 4위까지 8강에 오르기에 일본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고광엽(49)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분위기가 좋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선수단에 깊은 신뢰를 보냈다.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한·일전은 이번 패럴림픽에서 놓칠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ports/sportstemp/1009277.html#csidx05155650fa7911bb81502f29acd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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