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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한국체대 비장애인 휠체어농구팀이 쏘는 '어울림'의 울림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5-11-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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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portsq.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668

[200자 Tip!]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상호교류를 위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통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은 결국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장애인체육은 어떨까. 그동안 편견 때문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체육 사이에 벽을 만들어오진 않았을까.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라면 역시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국체육대학교 학생들이 비장애인 휠체어농구팀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도 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는 '어울림 스포츠'를 실천하기 위함이다.

[스포츠Q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비장애인임에도 휠체어농구를 하기 위해 기꺼이 휠체어를 탄다. 휠체어농구는 장애인들만이 하는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지만 대한장애인농구협회에 따르면 휠체어농구를 하는 비장애인팀이 무려 12곳이나 된다. 홈페이지 설명에는 1991년 창단한 용인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학생들로 구성된 용인대YB팀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용인대 외에도 백석대와 연세대, 중부대, 한신대, 한국체대 등에 비장애인 휠체어농구팀이 있다.

1999년 특수체육교육학과 동아리로 시작한 한국체대 비장애인 YB 휠체어농구팀은 2012, 2013년에 이어 올해도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 비장애인부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또 졸업생들은 한국체대 OB 휠체어농구팀에서 선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OB팀은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대회 비장애인부에서 정상에 올라 후배들의 3연패를 저지했을 뿐 아니라 올해도 후배들과 결승에서 맞붙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휠체어농구를 하면서 적지 않게 편견 섞인 시선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휠체어농구를 포기하지 않는다. 아니 그 편견이 오히려 더욱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이들에게 휠체어농구란 어떤 의미일까?

◆ 휠체어농구는 소통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종목 중에는 파트너를 이루는 장애인 댄스스포츠도 있다. 그러나 장애인 팀과 비장애인 팀이 서로 맞대결을 벌일 수 있는 종목은 휠체어농구가 거의 유일하다. 함께 땀을 흘리고 선의의 경쟁을 하며 장애인들 선수들을 이해하고 점차 소통해간다. 휠체어농구는 장애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매개체이자 소통의 수단이다.

주장을 맡고 있는 유지형 씨는 "크게 다치지 않는 이상 평생 휠체어를 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휠체어를 타보고 실제로 움직여보니까 장애인들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처음에는 휠체어를 타고 농구하는 것이 힘들다고 봤는데 직접 해보니 휠체어농구가 단순히 장애인들만의 스포츠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이어 "고등학교 때 잠시 농구 선수로 활약해보긴 했지만 비장애인 농구보다 훨씬 스피드가 빠르고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창단 때부터 교류하고 있는 서울시청 팀의 형님(선수)들과 매주 연습경기를 하면서 소통하고 이해하며 공통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체대 YB팀은 창단 초기부터 서울시청 팀과 교류하며 지도와 조언을 받았다. 또 서울시청 선수들을 통해 선수용 휠체어를 구하기도 했다. 15년 넘게 서울시청과 교류하면서 경기력을 발전시켰다.

서울 광진구 정립회관에서 한국체대 YB팀과 연습경기를 가진 서울시청 휠체어농구팀 주장 김영무 씨는 "어린 학생들이지만 휠체어농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매우 진지하다"며 "휠체어에 앉아 슛을 하고 휠체어를 직접 움직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도 항상 노력하고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밝혔다.

또 김영무 씨는 "휠체어농구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어 한국체대 팀의 창단 초기부터 교류했다. 지금은 휠체어농구를 함께 즐기는 동료"라며 "매주 꾸준하게 함께 연습하고 있기 때문에 형, 동생처럼 즐겁게 지낸다"고 전했다.

유지형 씨는 "우리는 대학 들어와서야 휠체어를 접했고 서울시청 형님들은 10년, 20년을 하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휠체어를 조작하는 기술 자체가 다르다. 우리가 상대가 안된다"며 "그래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형님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교류와 소통을 통한 긍정 효과를 설명했다.

◆ 휠체어농구는 열정이자 청춘이다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열정이나 의지가 없다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한국체대 학생들은 끈기와 열정이 있다. 게다가 휠체어농구를 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을 활용해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휠체어를 돌리기 위해 더 많은 힘을 들여야 한다.

실제로 휠체어농구를 하는 선수들의 손바닥을 보면 굳은살 투성이다. 바퀴를 돌리느라 손바닥과 손가락 마디, 끝에 굳은살이 박혀 있다. 부주장 이순홍 씨는 "손바닥과 손가락에 너무 굳은 살이 박혀서 평소에 펜을 잡기도 힘들 정도다. 씻는 것도 불편할 정도"라고 고충을 전했다.

또 유지형 씨도 "발로 뛰며 운동하는 것을 휠체어를 움직여서 해야 하기 때문에 팔에 가해지는 운동량이 엄청나다"며 "그래도 휠체어농구를 하게 되면 끈기가 많이 생긴다. 워낙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다른 것도 열심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들은 휠체어농구를 놓을 수 없다. 재미로 시작해서 이제는 휠체어농구가 삶의 일부분이 됐다. 졸업생들이 OB팀을 만들어 휠체어농구를 계속 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열정 때문이다.

유지형 씨는 "신입생들이 처음 동아리에 들어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재미있게 보여서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로 하다보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며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학년이 올라갈 수록 인원이 적어지는 피라미드 구조가 된다. 끝까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학생들만 남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혹 이런 열정을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런 장애가 없으면서 왜 휠체어를 타고 농구를 하느냐는 것이다.

유지형 씨는 "팀원의 부모님 중에서도 싫어하는 분도 있다. 나 역시 주장을 맡기 전까지는 부모님께서 '두 다리가 멀쩡하게 있는데 왜 하느냐'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며 "기자들이 우리를 취재할 때도 '왜 휠체어농구를 하느냐'는 주제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한 시선도 관심의 일종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아예 무관심한 것보다는 낫다는 뜻이다.

◆ 휠체어농구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미래다

한국체대 YB팀 선수 중에는 휠체어농구와 관련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경우도 있다. 자리가 있다면 기꺼이 휠체어농구 지도자로 나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유지형 씨는 특수체육교육학을 전공하는 학생답게 비장애인 지도자로서 장애인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휠체어농구 경험은 자신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유지형 씨는 "장애인체육계에 비장애인 지도자가 적지 않다. 경력이 많은 비장애인 지도자는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그렇지 못한 감독님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미 휠체어농구를 통해 장애인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나중에 지도자로 나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아직 한국 휠체어농구의 수준이나 지원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까지 차지한 종목이지만 일본의 휠체어농구 여건에 비하면 열악하다는 것이 유지형 씨의 주장이다.

유지형 씨는 "일본은 팀도 많고 선수도 많고 리그도 운영된다. 또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협회 차원이라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며 "휠체어농구가 지체장애인들만의 스포츠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잡힌다면 저변이 확대되지 않을까 싶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포츠는 아니지만 많이 알려진다면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국체대 YB팀이 바라는 것은 대한농구협회의 관심이다. 최근 울산 모비스 등 몇몇 KBL 팀들이 휠체어농구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추세이긴 하다. 그러나 조금 더 지원이나 관심이 확대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지형 씨는 "이번에 몇몇 프로 선수들이 좋지 않은 일에 연루돼 출전 정지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어 안타깝다. 우리뿐 아니라 휠체어농구를 하는 모든 장애인 선수들도 프로농구를 좋아하고 이번 일에 관련된 선수들을 좋아하기도 한다"며 "만약 봉사활동을 나오게 된다면 휠체어농구 쪽으로 와줬으면 좋겠다. 모든 휠체어농구 선수들이 두 손을 들어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후기] 지난해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등 장애인체육을 취재하면서 느꼈던 것은 장애인체육 지도자들 가운데 비장애인 출신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들이 적다보니 장애인들의 신체조건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몇몇 장애인 선수들은 "비장애인 지도자분들이 장애인 선수들을 이해하면서 지도하려면 적어도 5, 6년의 경험은 축적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체대 YB팀처럼 미리 휠체어농구를 경험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경험을 쌓는 기간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휠체어농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비장애인 지도자들의 장애인체육 진출이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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