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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엄마의 불씨-박형태 울산시장애인농구협회장

이메일
apple2050@naver.com
작성자
최영호
작성일
20-03-15 20:31
코로나19 역병 와중에 산골인심이 전하는 소소한 만족


[울산=글로벌뉴스통신]코로나19에 갇힌 지 2주 째다. 일상이 그야말로 엉망이다. 나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감옥(監獄)에 갇혀버렸다. 가족끼리도, 친한 친구끼리도, 지인들 간에도 서로 견제하고 만남 자체도 꺼리게 한다.

살아도 살아 있지 않음이고 죽어도 죽음을 애도(哀悼) 하지 못한다. 축하는 언감생심이고 같이 밥 먹는 것도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께 안부 차 들렀더니 경로당은 폐쇄된 지 2주 째고 이불 덮고 방에 가만히 누워 계시는 두 분은 오히려 왜 오냐며 “당장 가라”고 다그친다.

집구석에 쳐 박혀 인터넷 하다가, 스트레칭 하다가, 종편 갔다가 공중파로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평소에도 자주 보는 프로가 “나는 자연인이다” 이다. 내 또래 남성들 다수가 이 프로를 즐긴다고 하고 사돈 양반도 자연인 마니아라고 며느리가 거든다.

3월 10일은 호탕한 여성 자연인(69세, 이영○씨)! 【2017.2.8. 첫 방송 후 2차 재방송 분, 당시 66세】사연이 채널을 사로잡았다. 개그맨 친구가 나오고 겨울 땔감을 지고 내려오는 장면부터 시작이다. 모든 자연인의 사연이 그러하듯 몹쓸 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거나, 사업하다 실패하고 이혼 또는 상처喪妻하거나,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모든 것 내려놓고 자연으로 들어오는 구조다.

제목은 산골 엄마의 행복이다. 주인공은 6남매 장손녀로 그 어려웠던 시절, 식구들 먹여 살리려 18세 가수 꿈꾸며 상경한다. 삼시 세끼 맹물에 국수를 말아먹으며 연습하고 음반까지 나왔지만 가수로서 채 빛을 보기도 전에 어린 나이게 아기가 생겨 결혼하게 되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행복한 결혼 생활도 잠시, 살면서 남자에게 또 다른 여자가 생기고 가족을 등한 시 하자 “잘 먹고 잘 살아라” 하며 상큼하게 갈라섰다. 남편과의 이혼 후 그녀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기를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1991년 사단이 벌어졌다. 큰아들이 20살이 되던 때 여느 아이들처럼 오토바이 사 달라 치근대서 사 준 것이 화근이었다. 급기야 군 입대를 몇 일을 앞두고 동생을 학원 데려다주려고 뒤에 태우고 가던 중 관광버스와 추돌 둘 다 사망한다. 아들 키우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던 그녀! 하루아침에 청천벽력(靑天霹靂) 이었다. 목숨을 끊으려 한 적도 여러 번 시도를 하였다고 한다,

잠시라도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두 아들이 떠올라 견딜 수 없었던 그녀! 아들을 먼저 보낸 죄인으로 실낱같은 목숨으로 입에 풀칠하려고 온갖 풍상風霜 다 겪었고, 돈에 눌리고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쓰라림 덕에 모든 미련 뒤로하고 멘 몸으로 자연으로 들어왔다.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지낸 토굴 생활 3년, 이 후 2년 간 자연과 부대끼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되었다. 손수 일군 집 앞 텃밭을 가꾸며 사는 일상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지금의 호방함과 웃음을 찾았다고 한다. 이제는 자연에서 정성껏 키운 좋은 과실, 음식은 나누는 정(情)으로 사는 산골엄마(66세, 이영○씨) 행복노래다,

서방정토(西方淨土)로 아들 둘을 에둘러 보낸 것도 모두 내 탓으로 돌린 엄마! 살기 위한 발버둥으로 아들을 당신 먼저 보냈다고 하며 눈물로 보낸 세월은 나의 콧등을 시리게 한다. 아들을 향한 노래를 밤하늘을 기둥 삼아 부르는 엄마의 노래는 결국 눈가를 적시게 했다,

자식 잃은 피눈물을 가슴에 새기며 지낸 세월! 자연을 자식 삼아 살아왔다는 그녀! 자연은 자식과 같아 관심을 주고 가꾸면 해준 만큼 보답한다는 영주씨~~ 자연이 준 선물은 먹고 남으면 아무에게나 퍼 준다는 자연 인심! 아들을 향한 애틋함을 이웃과 나누면 평온함이 찾아온다고 고마워한다.

코로나19! 이 해괴망측한 바이러스가 서민 경제를 통째고 말아먹고 있지만 산골엄마 영○씨의 자연 인심 덕인지 역병(疫病) 환란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위한 코로나 성금은 희망을 불씨가 되고 있다. 한편의 상큼한 드라마는 나에게는 지금부터 사는 삶은 ‘덤’ 이라는 생각을 더욱 짙게 해 준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가족들! 지인들! 멤버들! 친구들에게 청량제가 되는 소소한 이벤트를 만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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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태 기자

출처 : 글로벌뉴스통신GNA(http://www.globalnewsagenc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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